'토사구팽'이 무슨 뜻이죠? (교토사주구팽)

2020. 4. 22. 16:13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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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강아지

토끼와 강아지의 수난시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이렇게 귀엽고 깜직한 토끼가... 이렇게 치명적인 강아지의 혀가 있는데, '토사구팽'이라니요??

요즘에도 교과과정 중에 한문 수업이 있나 모르겠네요. 한문 수업이 있다면 모를리가 없는 사자성어. 오늘의 사자성으는 '토사구팽' 입니다.

兎 (토끼 토) 死 (죽을 사) 狗 (개 구) 烹 (삶을 팽)

옛날에는 토끼 사냥에 개를 이용했었나 봅니다. 그 날랜 토끼를 사람이 쫓아가면서 잡기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개를 이용해서 토끼를 사냥했으니, 개의 주인은 목적을 달성한 겁니다. 개 입장에서는 주인에게 칭찬을 받아 마땅한 상황입니다. '토끼 고기를 한 점이라도 주려나?'하고 침을 흘리고 있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인은 칭찬해야 마땅할 우리 귀여운 강아지를 삶아버립니다. ㅠㅠ 이용가치가 다했으니, 너도 잡아먹겠다 이겁니다. 정말 비정하지요? 설마 이렇게 충직한 강아지를 잡아버린다니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사자성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까요?

우리네 삶은 때로는 소설 보다 더 극적이고, 영화 보다 더 스펙타클 합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자성어 같은 일들이 인간들의 삶 속에서도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그래서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가 이렇게도 널리 쓰이는 것일 겁니다.

특히나 요즘 시대에는 정치판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죠. '선거를 위해 내가 이렇게나 힘썼는데, 선거가 끝나고 나니 팽당했다.' 이런 식으로요.

'토사구팽'은 그 관계가 깊을 수록,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록 팽당한 당사자에게는 더 잔인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토사구팽은 교토사주구팽<狡(교활할 교)兎死走(달릴 주)狗烹>의 줄임말 이기도 합니다. 교활한 토끼 사냥이 끝나면 열심히 달린 개는 삶아 먹는다... 정도의 의미겠지요.

비슷한 말로는 우리 속담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도 있고요,

사자성어 중에는

득어망전(得魚忘筌) - 고기를 잡고나면 통발을 잊는다.
과하절교(過河折橋) - 개울을 건너고나면 다리를 끊어버린다. 

도 있습니다.

어... 근데 쓰다보니,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라는 말이 우리 속담이 아니라 '감탄고토(甘呑苦吐)' 라는 한자성이기도 하네요. 우리 속담이 먼저인지, 한자성어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한자 문화권이어서 아마 감탄고토가 먼저이겠지요?

오늘은 '토사구팽'의 뜻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고사성어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정도이지만, 어느 순간 검색창에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실검으로 떠다닌다면, 또 어디선가 누군가는 배신을 당했고, 또 어떤 누군가는 목표를 이루었겠구나... 하고 미루어 짐작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인간사에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죠. 모두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하는 말이니 토사구팽은 팽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 팽한 사람의 사정도 들어봐야 겠지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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