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이 무슨 뜻이죠?

2020. 4. 22. 17:15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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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담이 아니었군요....

'와신상담'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부끄럽지만... 전 핸즈프리를 낀 상담원들이 제일 먼저 생각난답니다... ㅠㅠ 미안합니다. 

단어의 어감 때문인지 왠지 consulting... 같은 말이 먼저 떠오르긴 하지만, '와신상담'은 실제로는 매우 비장한 뜻의 고사성어랍니다.

 

臥누울 와 薪섶 신 嘗맛볼 상 膽쓸개 담

 

상담인데, 왜 또 눕죠? 흠흠... 네..

'섶'이라는 말이 요즘 좀 안 쓰는 말이라 좀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 섶은 '풀섶'의 섶을 말합니다. 풀이나 잎나무, 풋나무등 풀은 풀인데... 짚 같은 건초더미... 뭐 이런 느낌의 말입니다. 아재들은 대번에 아는 말입니다. 그래서, '와신'이라 하면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나오는 건초침대 -_-;; 같은 곳에.. 사실은 매우 초라한 풀숲, 건초 따위를 땅바닥에 깔고 잔다는 말입니다.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 마저도 걸러지지 않고, 울퉁불퉁한 흙바닥이 그대로 느껴지며, 몸을 뒤척이면 흙먼지가 올라오는 그런 땅에 변변치 않은 건초 몇 장 깔아두고 겨우겨우 몸을 누이는 거지요.

'상담'이라하면... 당연히 컨설팅은 아니고... 웅담(곰 쓸개)할 때의 그 '담'입니다. 말 그대로 맛볼 상에 쓸개 담이니까, 쓸개의 맛을 보는 겁니다. 몸에 좋으라고 쓸개 먹는 건가요? 아.. 아닙니다. 쓸개는 매우 쓰다고 합니다. 안 먹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몸에 좋은 거라 그런지 -_-;; 입에는 매우 쓰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와신'하고 왜 '상담'할까요? 사업이 망해서 갈 곳 없이 찢어지게 가난해져서 일까요?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중국 춘추시대에 '오吳'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나라의 왕 '합려'는 '월越'나라 왕 '구천'과의 전쟁 중에 당한 손가락 부상이 악화되어 끝내 목숨을 잃고 맙니다. 오나라의 왕 합려는 아들에게 원수를 갚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고 맙니다. 이에 그 아들은 아버지의 원수를 잊지 않기 위해, 일부러 편한 잠자리를 버리고, 억지로 쓰디쓴 맛을 보면서 전쟁에서 패한 슬픔과 아비를 잃은 슬픔을 다지고 또 다지는 거였습니다. 

설욕하겠다! 치욕을 잊지 않겠다!

이겁니다. 편한 생활은 사람을 나태하게 만듭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슬픔도 언젠가는 엷어져 가기 마련이죠. 그런데 합려의 아들은 그 슬픔이 너무나도 크고 비통했나 봅니다. 자신이 '왕'임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위해 고통을 문신처럼 하루하루 몸에 새겨넣는 것이었죠.

이 고사성어도 우리가 매우 자주 접하게 되는 사자성어 입니다. 당연히 정치, 스포츠, 경제 관련 뉴스에서 자주 언급됩니다. 인생에선 실패와 좌절이 동네 편의점 처럼 자주 나타납니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할까요? 아닙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죠. 실패는 피할 수 없지만, 실패에서 얻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와신상담은 학창시절 오답노트와 같은 것입니다. 내가 다시는 이런 실패를 거듭하지 않으리라는 뼈에 새기는 반추와 와신상담은 분명 우리 삶을 지금 보다는 더 나은 단계로 이끌어주는 시금석이 될 겁니다.

관련된 사자성어들을 조금 더 살펴 보겠습니다.

위 설명을 잘 읽어보신 분들은 중국 춘추시대에 오나라와 월나라가 사이가 매우 안 좋았겠다는 건 짐작이 되시겠지요?

오월동주(吳越同舟) -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한 배)를 탔다는 말입니다. 무슨 뜻 일까요? 오나라 월나라 사람 서로 적대관계이지만, 한 배를 탄 이상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때는) 서로 협조한다는 뜻입니다. 망망대해에서 폭풍우를 만나면 서로 죽게 생겼으니까, 서로 도울 수 밖에 없죠.

절치부심(切齒腐心) - 이를 바득바득 갈고, 마음이 썩을 정도로 분하게 여긴다는 말입니다. 신상담과 비슷한 말이긴 한데, 와신상담은 훗날을 도모한다는 의미가 조금 더 강한 뜻의 사자성어 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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