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4. 15:29ㆍ라이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항공권 마일리지 제도가 개편이 됩니다. 꿀벌이 꿀 모으듯이 아카시아에서 조금, 밤꽃에서 조금, 감로꽃에서 조금.... 티끌모아 티끌되고, 그 티끌을 모아서 동네 뒷동산 만큼 마일리지를 쌓았더니... 내가 여행하고 싶은 곳, 여행하고 싶은 날짜에 마일리지 항공권이 읍넹????? 읍넹??? 진짜루 읍넹??
당췌, 어떻게해야 마일리지 항공권 끊을 수 있는거니?! 어떻게 해야 좌석 승급 받을 수 있는 거니?!!
일단 현행 공제표 부터 확인해 봅시다.
일단, 위 표는 좌석 승급이 아닌, 순수하게 마일리지로만 여행을 간다고 가정할 때의 왕복 기준 평수기/성수기 마일리지 공제표 입니다. 왕복이 아닌 편도만 이용하면 위 표에서 50%의 마일리지만 사용하면 됩니다.
어디까지가 동남아고, 어디가 서남아며, 괌은 동남아인지 대양주인지 북미인지 모르시겠다고요?
괌은 동남아라고 보기는 그런데, 일단 거리상 '동남아/괌'으로 묶여져 있네요. 대한항공에서는요..
성수기 평수기는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매년 바뀝니다. 2020년과 2021년 기준으로 평/성수기 정리된 표가 위에 있으니 참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순수 마일리지만으로 항공권을 발권하기엔 마일리지가 턱없이 부족한 당신! ㅠㅠ 그렇다고 실망하지 마thㅔ요! 우리에겐 마일리지 좌석승급이 있습니다!
일단, 동남아를 프레스티지석(비지니스석)으로 승급하는데, 평수기 35,000마일이면 왕복으로 좌석을 승급할 수 있습니다. 음... 동남아 정도에서 마일리지를 쓰는게 아까우시다구요? 그렇다면, 북미 기준으로 평수기 8만마일이면 좌석 승급이 가능합니다. 머나먼 미국땅, 유럽 가는데 8만으로 비지니스 업그레이드 한다.... 애매한가요? 쓸만한가요? 어쨌거나... 열심히 모은 마일리지 털긴 털어야 되니깐요? ㅠㅠ
요렇게 애~매~한 마일리지 제도가 변경이 됩니다. 아직 변경 된건 아니고요.
2021년 4월 1일자 발권 항공권 부터 적용됩니다.
어떻게 변경되느냐.....
지금은 마일리지 적립을 지역 개념으로 묶어서 LA도 미주, 뉴욕도 미주, 이스탄불도 유럽, 런던도 유럽이었습니다. 근데, 거리 순으로 바꾼답니다. 뭐... 더 합리적이긴 합니다... 네...
이렇게 거리별로 10구간을 나누어서 (아직 10구간은 없습니다만..) 탄 만큼(비행요금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겠다... 이겁니다. 당연히, 마일리지 공제도 거리 비례로 마일리지가 공제 됩니다.
헛! 뭔가 엄청나게 싸진거 같지 않으세요?? 이거 대박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 편도 기준 공제표입니다.
아 -_-;; 이거 뭐 저도 처음엔 편도를 왕복으로 보고 엄청 싸졌다고 착각했네요... 그...그럴리가 없죠?
변경된 마일리지 공제표에 따르면, 뉴욕을 가는 경우(평수기 기준) 뉴욕은 9구간에 해당하니까 일반 항공권은 왕복 9만 마일리지, 프레스티지는 18만 마일리지, 일등석은 무려 27만 마일리지가 필요합니다.
변경 전 기존 마일리지 공제에서는, 일반석 7만 마일리지, 프레스티지(비지니스석) 12.5만, 일등석(퍼스트클래스) 16만 마일리지가 필요했으니까... 뉴욕 기준으로는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면 마일리지가 한우 투뿔 살치살 입에서 녹듯이 살살 녹아 없어지겠네요...
그렇다면, 미서부는 어떨까요? LA기준으로 봅시다. LA는 8구간 이네요. 로스엔젤레스도 8구간, 나성도 8구간 입니다... (할배개그 ㅈㅅ) 변경 전 마일리지 공제표에 따르면 (평수기 기준으로) 뉴욕이든 LA든 모두 북미로 들어가니까, 일반석 7만 마일리지, 프레스티지 12.5만, 일등석 16만 마일리지 동일합니다. 변경된 마일리지 제도에서는 8구간 공제를 적용하면, 일반석 8만 마일리지, 프레스티지 16만 마일리지, 일등석 24만 마일리지가 소요됩니다.
그나마, 변경 마일리지 공제표에 따라 조금 싸진 구간이 있다면, 7구간에 해당하는 두바이, 모스크바, 브리즈번,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입니다. 그마저도 일반석만 5천마일 줄고, 비지니스와 퍼스트클래스는 마일리지가 더 공제됩니다.
포스팅 하다가 보니깐 열받네요... 이거 이정도까지 인줄은 몰랐는데... 마일리지 제도가 개편된다고 해서 사용이나 적립 부분이 개선되나보다...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냥 이건 마일리지 더 받겠다... 이거 아닌가요? 물론, 사기업에서 영업정책 짜는 거 간섭할 생각도 없고, 순수하게 자기네들 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마일리지가 더 공제되는 거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스카이패스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산뜻하게 이미지 메이킹하면서 공제 마일리지가 합리적으로 개선되는 듯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건 약간 기만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또, 주어를 빠뜨렸다 보다. 내가 소비자고 손님이라 내 기준에서 생각했나 본데, 이건 '항공사 입장에서'라는 주어가 빠져있었나 보다. 그러면 이해가 간다. '(항공사 입장에서) 보다 합리적인 기준으로 보너스 사용', '(항공사 입장에서) 고객을 보석같이 여깁니다.' 갑자기 보석같다는게 왜 욕 같이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_-;;
아 된장 진짜 보석같네.
마일리지 복합결제도 항공권 구매 대금의 최대 20%까지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는데... 또 마일리지 복합결제 가능한 항공권은 비싼 항공권으로 제한하겠지? 그러면 이게 마일리지를 쓰는건지 소각해 버리는건지 모르겠다만....
진짜 보석같네...
포스팅하면서 어지간하면 중립적으로 정보만 전달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꽤나 감정이입이 됩니다. 이제는 기업들도 정정당당하게 이윤추구하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면 떳떳하게 밝히면 좋겠다. 소비자들도 바보가 아닌데, 이렇게 스리슬쩍 마일리지 공제율 올려놓고, 보다 '합리적'이라고 하면 이걸 누가 수긍할 수 있을까?
정책이나 서비스가 분명히 시간이 바뀌면 개선이 되기는할텐데, 호크 아이로 지켜 보겠으...
마일리지 공제표 공유하다가 열받아서 너무 안 좋은 말만 했나봅니다... 진정하고... 흠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세계일주 보너스'라는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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